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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엄마를 기다리며 밥을 짓는다’

탈북 대학생 시인 이가연, 두번째 시집 발간…“통일 노래하는 시인 될 터”

탈북 대학생 이가연 시인 두번째 시집 발간
“통일 노래하는 통일시인 될 터”
출판기념회서 밝혀

지난 5월 9일 서울 인사동 ‘영빈가든’에서 탈북대학생 이가연 시인(28, 고려대 국문학 1)의 두 번째 시집 ‘엄마를 기다리며 밥을 짓는다’ 출판기념회가 열렸다.

계간<시 산맥>과 시 산맥 시회가 주최한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김필영 회장과 유정이 편집인을 비롯한 많은 시인들이 참석했다.

시집 ‘엄마를 기다리며 밥을 짓는다’ 는 분단과 광복의 70년을 맞으며 꿈에도 그리운 어머니와 사랑하는 가족을 그리는 애환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노래하고 있다.

“시집 곳곳에 등장하는 ‘엄마’와 ‘통일’이라는 표제는 좁게는 탈북자와 실향민을 생각한 것이고 넓게는 이 땅에서 어딘가에 있는 엄마를 기다리는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과 헤어짐의 안타까움을 담은 것”이라고 시인은 설명한다.

시집-엄마를 기다리며 밥을 짓는다

오늘은 엄마의 생일이다.
내리는 물에 살을 씻고
오르는 불에 밥을 짓는다.
푹 띄운 흰쌀 밥
가랑잎에 푹푹 담아 식탁에 음식을 차린다
-이가연, ‘생일’ 중에서

엄마의 생일날, 사랑하는 엄마를 그리며 정성껏 지은 하얀 쌀밥, 꿈에서라도 만나면 흰쌀밥 한 그릇 드리려고 두 눈을 꼭 감고 두 손을 꼭 잡고 잔다는 그의 간절한 바람이 그리움으로 끝나지 않기를 함께 기도해본다.

이번 시집발간에도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.  탈북대학생 시인이 시집을 낸다는 소식을 접한 독일국적의 한 외국인이 적잖은 후원금을 기탁해주었다.

또한 미국국적의 한국인 황기선 박사와 실향민인 이북오도위원회 윤성근 군수도 선뜻 후원금을 쾌척해주었다.

마음 안에 목장을 지었습니다
사람들은
고맙소
반했소
귀엽소
먹었소
맛있소를 키우겠지만
나는 통일소를 키우겠습니다
-이가연, ‘목장’ 중에서

이가연 시인의 시 구절구절에 흐르는 통일은 사람들이 하루 삼시 챙기는 밥처럼 한시도 떠나지 않는 간절한 소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.

남한사회에서 흔히 접하는 그 어떤 갈등이나 이념에 사로잡힌 ‘통일’이 아닌 ‘순수한 통일’을 위하여 사심 없는 마음으로 시를 읽어주기를 바란다는 이가연 시인.

“북한과 통일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의 후원과 격려로 시집을 출간할 수 있었다”며 “저 역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시집 600여권을 민주 평통 7개 협의회와 15개의 통일관련 단체에 기증했다”고 말했다.

북한에 남아있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밥상을 마주할 그날을 그리며 시인은 오늘도 새로운 ‘통일시-밥시’ 창작에 매진하고 있다.


이가연
황해남도 해주 출생.
2011년 탈북해 2011년 중국, 라오스, 태국을 거쳐 남한으로 왔다.
이듬해인 2012년 12월 대한문예신문사를 통해 등단했다. 2013년에는 시 부문 통일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.
현재 국제PEN클럽탈북망명작가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, 통일부 통일교육강사협회 회원으로 학교 및 각종 단체 등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다.
외국어대에서 행정학을 공부하다 올해 고려대 국어국문학과로 진학해 현재 1학년에 재학 중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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